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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생의 얼굴

작성일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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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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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나에게 일생이란 기간을 두고 어떻게 주님과 동행하며 사는지 지켜보실 것이다. 주님의 은혜와 용서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실 것이다



뉴스를 보다보면 버퍼링으로 화면이 잠시 중단될 때 아나운서의 얼굴이 이상한 표정에서 멈춰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된다. 깔끔하게 차려입고 진지하게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얼굴이 마치 코미디언의 얼굴처럼 정지된 모습은 우스꽝스럽다.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우연히 잡힌 찰나의 얼굴은 대부분 웃기고 재미있다. 그래서 캡처된 사진이 짤로 인터넷에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습이 당사자의 평소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우연히 찍힌 모습일 뿐 평상시 얼굴과는 거리가 멀다. 그 사람의 수많은 얼굴 표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다 보게 된 이 모습을 마치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인 것처럼 생각하고 오해할 때가 있다. 잘 모를수록 내가 경험한 짧은 순간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전부가 되어 버린다. 편파적인 보도나 오보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과 같다. 누구 말만 듣고 손가락질하고 돌을 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좋은 모습들이 많을 수도 있는데, 쉽게 단정짓고 평가하는 것은 공평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돌아보면 우리 모두 자랑스러운 모습도 있고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모습도 있다. 어느 것 하나가 전체를 대신하지 않는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헤맬 때 나의 얼굴을 본 사람은 실패자를 보았을 것이고, 꿈을 이뤘을 때 나의 얼굴을 보았던 사람은 성공한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하나님께 인정받은 다윗의 삶도 빛나는 성공에 반하는 어두운 그늘도 있었다. 살기 위해 적들 앞에서 미친 척했던 다윗의 얼굴을 본 사람에겐 그처럼 비겁한 모습이 없었을 테고, 두려워하지 않고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의 얼굴을 본 사람에게는 그와 같이 용맹스러운 모습이 없었을 것이다. 언제, 어떤 모습을 보았느냐에 따라서 평가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전에 최대한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1년에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사진가 그룹 매그넘의 사진 작가들이 한국 다도해를 다녀갔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 된 다도해 갯벌과 그곳의 생명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이다. 세계적인 사진 작가들이 앞으로 5년간 돌아가며 다도해를 찾을 예정이다.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고 무슨 사진을 찍는데 5년이나 걸리냐며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이유를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마을의 겉모습을 담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물과 풍경을 담은 사진으로 충분하겠지만, 그 마을의 주민들이 갯벌과 함께 살아온 삶을 담기 위해서는 사진에 들어갈 사람과 지역과 갯벌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5년이란 기간을 정하고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마을을 찾아 그곳을 알아가겠다는 것이다. 토양과 생명체와 그것이 주민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겠다고 한다. 답사를 온 한 매그넘 사진작가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민들을 비롯해 마을에서는 갯벌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흥미가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지낼 며칠간 반드시 배워야 하겠죠.” 깊은 이해 없이 누른 셔터로는 삶을 담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도 이와 같다. 하나님은 나에게 일생이란 기간을 두고 어떻게 주님과 동행하며 사는지 지켜보실 것이다. 주님의 은혜와 용서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실 것이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내가 사는 환경과, 겪는 일들 모두를 보시고 평가하실 것이다. 사람도 정확한 사진을 찍기 위해 5년이 걸린다는데, 하물며 일생 동안 우리를 지켜보실 하나님의 평가는 얼마나 더 정확하고 공정하겠는가.

그러니 섣부른 사람의 평가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를 평가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러니 소신껏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내가 사는 동안 수많은 크고 작은 실수를 딛고 일어나 만회할 수 있도록 일생 동안 기회를 주신다. 그 모든 평가는 최후의 날에 하실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고전 15:10)


조영석 목사

찬양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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