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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선묵 목사의 교수칼럼 - “사역의 변화 속도를 존중하라”

작성일 :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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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자나 한 사람의 조급함으로 실행되지 않는다. 조직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한계점에 도달해야 하고, 조직 스스로가 그것을 인식하고 변화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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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속해 있는 사역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할 때에 조급해지기 쉽다. 그래서 사역을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보고 그 속에서 스스로 변화해 나아가는 것을 돕기보다는 변화를 빨리 이끌어 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조급함으로는 외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내면으로부터 시작된 온전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가 힘들다. 변화를 이끌어 내기위해서는 속해 있는 사역의 변화 속도를 존중해야 한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서 추진한 변화는 때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NBA 팀 중에서 시카코 불스는 마이클 조단이 있던 명문팀이었다. 마이클 조단과 더불어서 스카티 피펜이라는 선수가 이 팀을 3연패를 두 번이나 이끌었다. 그런데 그 두 번의 3연패 사이에 마이클 조단이 농구에 흥미를 잃고 2년 동안 팀을 떠났다. 그동안 스카티 피펜이 팀의 리더가 되어서 팀을 이끌었다. 당시 시카고 불스의 감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장 중에 하나인 필 잭슨 감독이었다. 그는 마음을 명상으로 잘 다스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감독으로 알려져있다. 불스는 그의 지도하에 그 2년 동안도 불스는 강력한 팀 중에 하나였고 플레이 오프에 나갔다. 그런데 1994년 동부 컨퍼런스 결정전 게임에서 102 동점 상황 2초를 남겨두고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그리고 그 작전 타임에서 감독은 마지막 슈팅을 일반적으로 팀의 리더격인 선수가 하는 것이지만 피펜에게 다른 선수에게 패스할 것을 지시하였다. 피펜은 이에 불복하고 벤치에서 나가지 안아서 결국은 다른 선수를 대신 내보내고 기적적으로 게임을 이길 수 있었다. 경기가 끝이 난 뒤에 자신을 믿지 못한 감독에 대한 불만으로 피펜은 경기장을 먼저 떠나버렸다. 경기를 중계하던 중계진이 잭슨 감독에게 질문을 하였다. “피펜이 화가 난 것 같은데 감독으로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 질문은 감독이 팀의 대표선수격인 피펜에게 사과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감독으로서 해야하는 작전을 했다고 말하고 그의 감정을 무시하고 나아갈 것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정말로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면 선수에게 성처 주게 되고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면 감독으로서의 권위가 실추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하여 필 잭슨은 이렇게 답하였다. “그것은 팀이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는 지도자이지만 팀의 갈등에 책임을 지고 자신이 다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기고 자신은 거리를 유지하였다.  

이 예화는 “적응적 리더십”의 작가 로날드 하이페츠와 말티 린스키의 글에 나오는 예화다. 그들은 적응적 리더십에서 변화하는 현장 속에서 지도자가 건강한 조직의 변화를 위하여 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현장 속에서 변화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현장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관찰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지도자는 조직 속에서 이렇게 관찰과 변화를 추구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건강히 하기위하여 지도자 자신에 대하여서도 이런 관찰과 변화를 위한 실제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즉 조직 속에서이지만 자신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그리고 변화를 위한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과 조직 사이에 건강한 거리를 두고 조직이 스스로 변화를 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조직이 스스로 변화해 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필요할 때에 개입하는 것이 적응적 변화의 핵심이다. 

아마 사람들은 모두 어떤 조직인가에 속해 있을 것이고 그 조직에서 변화가 필요한 점들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조직의 변화가 쉽지 않다. 그래서 좌절하고 그 조직을 떠나던지 아니면 조직의 변화를 위하여 나서다가 상처입고 지쳐 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조직은 가정일 수도 있고 교회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도자일 수도 있고 중간 지도자일수도 있고 추종자 중에 한 명일 수도 있다. 어찌됐던 그 조직에 변화를 필요로 하고 그것을 추진하고 싶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그 조직의 일원으로 남아있고 변화를 위하여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그 조직과 떨어져서 자신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의 변화를 위하여 개인이 해야 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 한 개인이 조직을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조직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변화를 해 나아갈 때 조직의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한 개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조직을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고 조직이 변화를 해 나아갈 때에 비로소 그 속에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실상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도 조직의 변화를 위하여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무척이나 힘들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 조직 속에 있지만 그 조직이 스스로 변화를 해 나갈 수 있는 의도와 역량을 갖추기까지 기다리고 자신을 건강하게 지키면서 또 필요할 때에 조직의 변화를 위하여 일정 부분 공헌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고 정신적인 힘이 필요한 점이다. 우리는 이렇게 기다리고 인내하기보다는 조급함으로 행동하고 좌절하기가 쉽다.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자나 한 사람의 조급함으로 실행되지 않는다. 조직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한계점에 도달해야 하고, 조직 스스로가 그것을 인식하고 변화해 가야 한다. 이때 변화의 대리인이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속에서 갈등 속에서도 버티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함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조직 속에서 개인이 건강함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혜롭게 건강한 세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인내심은 우리 자신의 삶에서 변화를 추구할 때나 우리가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의 삶 가운데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존중이다. 우리가 억지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한 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관점에서 그의 속도로 변화를 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돕고 인내하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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