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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동식 교수 칼럼 - 복음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야 할 때

작성일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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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위기 시대다.’ 많은 이들이 말하는 이 말에 다른 의견을 내놓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위기인가? 정말로 지금 교회가 위기임을 실감하고 있는가. 혹 너무 자주 들어서 둔감해지지는 않았는가. 위기라면 극복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독교 위기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루에도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너무나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을 버리는 시대에, 다시금 교회와 기독교의 회복을 외칠 수는 없을까? 분명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니 말이다. 교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이들이 함께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토론해야 한다. 


  그럼 ‘누구를 만나야 하는가’라는 실질적 고민이 생긴다. 같은 교단 사람들만 만나면 되는가? 그런데 교회 위기는 교파를 초월해 모든 교회가 겪고 있는 문제 아닌가. 그렇다면 교파를 넘어 서로 만나야 한다. 교단 연합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서로가 가진 공통의 문제점을 두고 만나야 한다. 또 고민이 생긴다. ‘어디까지 만나야 하는지.’ 이 고민 속에는 어느 특정 교단 사람들은 만나면 안 되는데, 거기는 우리와 교리가 다른데, 하는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같은 경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A 교단에서 자란 성도가 A 교단의 신학교를 가서 A 교단의 목사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목사가 되고 나서 B 교단, C 교단 목회자를 만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총신 출신 목사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그들은 주로 근본주의자(?)들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유학와서 총신 출신 목사들과 교제하고 대화하면서 그런 선입견도 많이 깨어졌고, 그들이 주로 읽는 헤르만 바빙크를 읽으면서 그의 신학에 매료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만나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다. 


  이민 신학교 현장은 그런 면에서는 좀 열려 있다. 교수진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다양한 교단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기도 하지만, 그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음도 알게 된다. 우리는 사실 어쩌면 서로 너무 잘 모르는지도 모른다. 이미 잘못 입력된 가르침으로 인한 선입견 때문에 만남 자체를 꺼렸으니 다른 교단 사람들이 어떤지 모르는 것은 당연한 듯하다. 이제는 함께 이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 우선 만나야 한다. 


  그동안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나뉘어 살았을까? 무엇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도 자기만 옳다고 분열을 거듭했을까? 거기에는 분명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이 작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것 내려놓고 서로 만나 서로 배워야 한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형태의 돌파구도 보일 것이다. 차이점만을 부각할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찾아서 만나야 한다. 이것 달라서 만나지 않고, 저것 달라서 대화하지 않는다면, 자기만 남을 것이며, 연합은 언제 가능하겠는가? 가능하기는 하겠는가? 


  개신교의 우산 아래 모여보자. 통합, 합동, 기장, 고신, 성결교, 감리교, 오순절, 침례교등 서로 만나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보자. 그러다 보면, 서로 스며들지 않겠는가. 그러다 보면 장로교적 오순절 신앙이나, 오순절적 장로교 신앙도 나오지 않겠는가. 감리교적 침례교 신앙이나 침례교적 감리교 신앙은 불가능한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기독론과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삼위일체 하나님이라는 삼위일체론에 철저히 동의하고 고백한다면 서로 모이지 못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분열의 영에 사로잡혀, 바울이 강조하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그렇게 배우지 않아야’ 한다(엡 4:20). 예수님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막힌 담도 십자가의 피로 허셔서 한 몸’(엡 2:14, 16) 되게 하셨는데, 약간의 교리적인 차이로 인해 서로 연합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값비싼 죽음을 헛되게 하는 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대한 예수교 장로회 통합 측 제107회 총회 주제가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하소서' (시 50:5, 롬 12:1)”다. 팬데믹 이후 더 급속히 무너지는 교회를 볼 때, 복음의 사람들이 바른 예배자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다. 복음의 사람들이 교단을 초월하여 너 나 할 것 없이 함께 모여 예배하고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자. 스가랴 선지자가 만들었던 ‘은총과 연합’의 막대기(슥 11)를 십자가로 이어서 그 깃발 아래 모이자. 그리고 함께 더불어 새 부흥을 노래하자. 능력의 하나님께서 다시금 교회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그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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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교수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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