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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경화 교수 칼럼 - 애착6: 애착 유형과 하나님 관계

작성일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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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 지배하는 패턴
하나님과 관계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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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혼란형 유형에 대해 알아보았다. 혼란형의 사람은 가슴 속에 큰 얼음 덩어리를 안고 있는 사람과 같다. 얼음을 안고 있으니 너무 춥다. 그래서 자기를 따뜻하게 해 줄 다른 사람을 간절히 찾고 있다. 너무 춥다고 비명을 지른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담요를 덮어준다. 그런데 가슴 속에 얼음 덩어리가 너무 커서 담요를 덮어줘도 여전히 추울 뿐 아니라 얼음 덩어리는 담요까지 차갑게 만들어 버린다. 그러면 이 사람은 담요를 가져다 준 사람을 맹렬하게 비난한다. 내가 이렇게 추워 죽겠는데 두 손 놓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나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없고 내가 죽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맹비난을 한다. 담요를 덮어 준 사람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황당하지만, 자기가 아끼는 사람이 이렇게 힘들어 하니 뭐라도 더 해 주려고 노력을 한다. 더 두꺼운 담요를 가져오고 오리털 파카를 입혀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슴 속 얼음 덩어리 때문에 어떤 것도 그를 따뜻하게 해 주지는 못한다. 그는 점점 더 큰 소리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분노를 터뜨린다. 이게 반복이 되면, 처음에는 담요를 덮어주고 도와주려고 했던 사람도 점점 지쳐버리고 마침내는 그 사람을 떠나버린다. 이것이 혼란형의 일반적인 인간관계 패턴이다. 


 자기 가슴 속에 큰 얼음 덩어리를 안고 있는 사람은 그 얼음 덩어리를 녹이지 않는 한 따뜻함을 느낄 수 없다. 그것은 담요 가져온 사람의 잘못도 아니고, 담요 가져온 사람이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기 가슴의 얼음은 자기 스스로 녹여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이 상황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혼란형의 사람들은 자기만 힘들고 상처받으며,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공감, 무배려, 무시, 무례하다고 불평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사실 그들도 자기 나름대로 나를 도와주려 애쓴 것이었고, 그것이 내 마음에 와 닿지 못한 것은 그들 잘못이 아니라 내가 마음 속에 큰 얼음 덩어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애착 유형은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인간 관계를 지배하는 패턴으로 굳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기 긍정, 타인 긍정의 안정형은 다른 사람과도 쉽게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원만하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하나님에 대해 신뢰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돌봄을 경험하며 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이 안정형에게는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기 긍정, 타인 부정의 거부 회피형은 하나님이 자기에게 벌을 내리거나 자기를 거절하고 떠날까 봐 선뜻 하나님께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냥 하나님 없이 나 혼자서 살아가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을 믿지 않거나 믿어도 건성으로 신앙생활을 하곤 한다. 열심으로 하나님께 헌신했다가 나중에 하나님께 버림받을 바에는 그냥 적당히 해서 하나님께 버림받아도 아까울 게 없이 하는 게 낫다는 무의식적인 계산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과도 언제 헤어져도 괜찮을 만큼만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편하게 느낀다. 


 자기 부정, 타인 긍정의 불안형은 하나님께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감시하면서 내가 얼마나 악하고 추하고 연약하고 모자라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 때문에 늘 하나님 앞에서 주눅이 들어 있다. 나 같은 게 어찌 감히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두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의 부족함을 보시고 나를 버리고 떠날까 봐 늘 불안해 한다. 하나님이 나보다 다른 사람들 더 사랑하고 복을 주시는 것 같아 씁쓸하고, 자신도 하나님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목숨까지도 다 버리고 하나님께 헌신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항상 나에게 인색한 것처럼 느껴지고, 인정과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늘 있다. 


 자기 부정, 타인 부정의 혼란형은 하나님이 과연 나를 보호하시고 돌보시는 분인지, 나에게 보복하시고 벌 주시는 분인지 확신이 없다. 그래서 정말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 싶지만 불안해서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아픈 마음을 느끼고, 하나님 앞에서 늘 우울하고 불안하고 두렵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서도 간절히 하나님께 다가가고자 하는 애처로운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이렇게 애착 유형은 친밀한 인간관계 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불안정 애착으로 굳어진 성인이 안정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다음 호에서 이 주제에 대해 다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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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화 교수

월드미션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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