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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의 생각하며 기도하며- 소중한 지체

작성일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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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체는 꼭 필요한 일부…
함께 있어야 완성된 하나를 이루어

얼마전 대한항공에서 승객들의 몸무게를 잰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른 일시적 행정절차이지만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서 사람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나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승객과 수하물의 중량을 측정해서 비행기에 실어야 할 연료양을 정하기 위한 안전수칙으로 보인다. 

비행기는 통상 실제 필요한 연료보다 1% 정도 더 많은 연료를 싣고 비행한다. 정확한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연료를 싣지 않아도 되어서 연간 10억 달러 정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이 몸무게 측정을 거부할 수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며 조사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에 하와이언 항공 사모아 항공사가 승객의 무게에 따라 가격을 책정할 계획을 밝혀 언론에서 이슈가 되었다. 키가 크고 등치가 큰 사모아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평균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사모아 항공은 승객 몸무게에 따라 비행기 좌석 값을 정하는 첫 항공사가 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왜 항공사들이 이렇게까지 무게 절감에 사활을 거는 걸까? 그 이유는 항공사의 가장 큰 지출이 연료이기 때문이다. 연료 손실은 고스란히 항공사가 부담하는 것이고 그 손실은 회사 이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연료 절감은 곧 수익이다.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필요 없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이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오래전 대한항공에서 흥미로운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기내에 버려진 과자를 일년 동안 방치해 두었을 때 발생하는 연료손실을 계산한 것이다. 아무리 작은 무게라도 불필요한 것을 싣고 다니면 손해라는 뜻이다. 그러니 꼭 필요한 것만 두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야 한다. 

이러한 항공사의 사정은 비행기를 타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비행기를 탈 때 부치는 짐에 대한 별도의 요금은 없었다. 이제는 거의 모든 항공사가 짐의 개수와 무게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고 있고, 받지 않은 항공사도 무게 제한이 있어 초과하면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한다. 이 정책 또한 한동안 승객들의 불만을 샀다. 

항공사들이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내놓은 여러 정책들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연료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필요한 것을 싣지 않는 것이다. 한 예로, 비행기는 몇 년마다 정기적으로 새로 외관을 칠하는데 그 위에 덧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페인트를 다 벗겨내고 맨 살 위에 다시 칠한다고 한다.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보잉 747-400 비행기 외관을 칠하는데 페인트 55통 정도가 사용된다고 한다. 페인트 한통에 10파운드 정도 하니 페인트의 무게만 550 파운드라고 보잉사에서 밝혔다. 그러나 디자인에 따라서 페인트 100통, 즉 1000 파운드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연료에 영향을 미친다. 칠을 벗기는 작업과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그보다 불필요한 무게로 인한 연료손실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필요 없는 것은 없애야 한다.

비행기는 삼백만 개가 넘는 부품들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수많은 부품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모두 꼭 필요한 부품이라는 것이다. 그 어느 하나도 필요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 모두 각기 제 역할이 있고, 그 기능때문에 비행기의 일부가 된다. 과자 하나도 연료 낭비가 되는데 비행기에 필요 없는 것이 기체에 절대로 포함될 수 없다. 한국의 나로호 로켓이 초기에 여러 번 발사에 실패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는 손바닥만한 링 부품의 문제였다고 한다. 이렇게 필요한 모든 부품들이 제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하늘을 나는 안전한 비행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교회도 같다. 고린도전서 12장에 성도를 한 몸으로 비유하며 그 몸을 이루는 모든 지체는 꼭 필요한 일부라고 쓰여 있다. 성도들은 몸의 부분처럼 생김새와 역할이 다를 뿐 제각기 필요한 기능을 하고 있고, 함께 있어야 완성된 하나를 이룬다는 것이다. 비행기에 필요 없는 부품은 없듯이 교회에도 필요 없는 지체는 없다. 비행기 몸체에 사용되는 모든 부품이 하나로 부품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이, 성도들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 공동체로 연결되어 있다. 비행기처럼 성도 모두가 한 몸을 이루어 제 기능을 다 할 때에 능력있고 부흥하는 온전한 교회가 이루어진다. 

팬데믹이 끝났다. 거리 두기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같이 교제하고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한다. 모든 게 이전으로 돌아왔다. 이제 다시 교회로 돌아가도 된다. 그런데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로 돌아가지 않기로 선택한 성도들 중에는 자신이 그 공동체에 꼭 필요한 일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나란 존재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는다. 교회는 내가 꼭 있어야 할 곳이라 말씀하신다. 나는 공동체에 꼭 필요한 지체라고 말씀하신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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