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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선묵 교수의 교수칼럼 - 공감과 함께 해주기

작성일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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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다. 사람들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목적으로 삼으며 섬기는 것, 그 사람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지도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지도력뿐만 아니라 바른 인간관계의 모습이고 참된 공동체가 가져야할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에 사랑과 섬김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위한다는 이유로 가르치려하고 분석하려고하고 상대방을 구속하거나 상처를 주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자신에 솔직하면서도 자유함을 가질 수 있는 참된 관계와 공동체를 그리워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파커 팔머가 제시하는 고독함을 유지시켜주는 공동체의 원리 즉 신뢰의 서클이라는 개념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사람들로 하여금 방황하고 성장하고 스스로 대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그런 모습의 관계이다. 

훌륭한 코치나 상담가는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것이다. 상담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대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스스로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것을 정죄하지 않거나 가르치지 않고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줄 사람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파커 팔머의 표현을 빌리면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영혼 속에 있는 교사의 말을 듣는 것이고 우리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관계 속에서 혹은 공동체 속에서 스스로 자신과 대면하는 고독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경청은 매우 수동적인 것 같지만 동시에 매우 적극적인 행동이다. 문제 해결을 해주려고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매우 수동적인 것 같지만 고독 가운데 스스로 해 나아가는 것을 옆에서 함께하고 들어준다는 점에서는  매우 적극적인 행동인 것이다.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사실상 많은 경우 그 문제가 어떤 의미에서 문제인지도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려고 하고 우리의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냉정하게 뒤돌아서면서 내 말을 듣지도 않으면서 왜 물어봐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관계가 아니다. 진정한 관계란 함께하면서 들어주고 스스로 대답을 찾아가도록 기다리고 도움을 주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는 이러한 상태에 있기를 힘들어 하고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문제를 풀어주던지 아니면 관계를 끊던지이지 하면 좋은데 문제를 풀어주지 못하면서 그 문제 속에 함께 있기를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상태가 그런 것이다. 해결책을 말하지 않으면서 그 사람과 함께 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향한 최선의 사랑인 것이다.

파커 팔머는 이런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기위하여 임종의 이미지를 사용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임종의 자리에 있을 때에 우리는 그저 무기력하게 옆에서 손을 잡고 바라만 볼 뿐이다.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그냥 돌아서 버리지는 않는다. 죽어가는 사람이 자신의 최후의 고독의 순간, 자기만이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으로써 그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그러나 단지 그곳에 함께 있을 뿐이다. 실제로 그 문제를 닥치고 대면하는 것은 그 사람이 고독하게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죽음의 순간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문제가 궁극적으로 고독하게 당면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에 우리가 섣부른 정답을 제시하고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혹은 냉정하게 돌아서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이 순간을 잘 이겨나갈 수 있게 옆에서 지켜봐주는 것이다. 결국은 그의 문제이지만 혼자 두지않고 그 사람의 결정을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관계인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감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삶 가운데 누구보다도 필요한 사람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우리의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우리가 나의 삶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공감해주고 내가 그래서 건강하게 다시 설수있게 해주는 친구가 있을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고통 가운데 손을 잡고 함께 있어줄 친구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그런 지도자 그런 코치, 멘터가 되어야할 것이다.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좋은 친구가 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의 아픔을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이시다. 히브리서 4장 15-16절이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우리가 힘들고 외로울 때에 우리 예수님을 찾아가 우리의 모든 아픔을 나눌수 있다. 그는 우리에게 잘 경청하시는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픔을 공감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주위의 친구들에게 이런 함께하며 들어주는 친구가 될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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