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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경화 교수 칼럼 - 애착 3 : 거부 회피형 불안정 애착

작성일 :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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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함께 하는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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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누구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느낌,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 부모에게 나는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일관되게 받게 된다

부모는 그냥 아기를 낳아주고 음식과 의복 등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신체적, 물리적 필요뿐 아니라 정서적 필요를 충분하게 채워 주는 것이다. 그런데 아기의 생후 3년 동안 부모가 무슨 이유에서든 아기의 정서적 필요를 충분하게 채워주지 못한 경우, 아기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거부 회피형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기 쉽다. 

어느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겠느냐마는,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엄마나 아빠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거나, 부부 갈등이 심하거나, 경제적 압박에 시달린다거나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아기의 정서적 필요를 채우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애착을 형성하는 3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부모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이후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비록 말도 못하고 사리 분별이 잘 안되는 어린 아기이지만, 생후 3년 동안 아기는 부모가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게 된다. 아기 입장에서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느낌, 그리고 이 세상 누구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느낌,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 부모에게 나는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일관되게 받게 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서서히 물러나 자기만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불안정 애착 유형이 거부 회피형이다. 

거부 회피형 유형의 아이는 인간 관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성인으로 자란다. 친구가 있거나 없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해도 별 감동이 없고, 심지어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간관계는 피곤하다 생각되어 가능하면 인간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소수의 사람과만 교제하고 혼자 남겨져도 외로움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자유롭고 편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대화를 즐기지도 않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거부 회피형 유형의 사람이 연애나 결혼하면 처음에만 조금 반응하다가 곧 연인, 부부 관계에서도 철수한다. 즉, 데이트를 귀찮아하고 돈을 쓰는 데 인색하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집에서 말 한마디 안 하고 주로 TV 나 핸드폰만 보거나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편 애인이나 배우자는 이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고 대화를 할 수가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거부 회피형에 대해 알아야 할 사실은 이 사람이 실제로 인간관계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친밀한 인간 관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열고 약점까지 다 보여주고 의지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면, 상대방이 자신을 거부하고 버릴지도 모른다는 무의식적인 두려움 때문에 쉽게 인간 관계에서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기억도 나지 않는 만 3세까지의 아기 적 시절에 그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로 하여금 상처받고 버림받을 바에야 차라리 관계를 만들지 말자는 나름의 인생 철학을 만든 것이다. 

거부 회피형은 자기 긍정, 타인 부정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자기 긍정이란, 자신에 대해 좋은 이미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타인 부정이란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의 신실함을 믿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거부 회피형의 사람은 자기 혼자서도 얼마든지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느끼고, 동시에 다른 사람은 믿을만 하지 않으니 친밀한 관계는 아예 만들지 않는게 좋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은 부부관계 뿐 아니라 다양한 가까운 관계에서 친밀감을 주고 받지 못해서 메마른 관계를 유지하고, 결과적으로 상대방에게 행복을 주지 못하고 본인도 힘들어하게 된다. 그러므로 거부 회피형의 사람은 자기 긍정에 타인 긍정까지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즉, (비록 나의 부모는 그렇지 않았지만) “내 앞의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버리지 않을 만큼 신실한 사람이다” 라고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이고, 약간 불편감을 느낄 정도로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고 자신의 마음을 더 열어 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타인 긍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애착 유형은 만 3세까지 부모의 양육 방식에 의해 만들어지고 굳어지는 것이므로 본인이 뭔가를 잘못했다기 보다는 부모의 일방적인 영향으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부모 탓을 하기 보다는 현재 자신의 상태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안정형 애착 유형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면 애착 유형도 서서히 변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내 삶의 주인이 부모가 아닌 자신이 되어 보자!



송경화 교수

월드미션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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