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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영석 목사 칼럼 - 지울 수 없는 흔적

작성일 :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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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이 되면 우편물이 많아지는데, 한 해의 마지막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 세일을 알리는 광고들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광고지에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대신 홀리데이가 등장했다. 모든 기념일은 그 이름대로 광고에 실리는 반면 유독 크리스마스만 예외이다. 예를 들어 메모리얼 데이는 이 날을 기념하는 이름을 본떠서 메모리얼 데이 세일이다. 독립기념일 세일 또한 마찬가지다. 다른 기념일들도 모두 그렇다. 유독 크리스마스만 이 단어를 빼고 이름없는 휴일로 바뀌었다. 사람들과 나누는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 로 부르며 인사를 나눈다. 


 보수와 진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하지만, 대세는 해피 홀리데이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이런 변화를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이 줄고 있고, 다음 세대 기독교인들마저 줄고 있어 이 흐름은 불가피해 보인다.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에서 예수를 빼버렸어도 세상은 별 문제 삼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만이 아니다. 갈수록 우리 주변에서 기독교 문화와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 가속화되는 세속화의 물결과 반기독교적 사상을 가진 주와 정부의 정책들로 인해 기독교는 힘없는 소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학교와 기관에서도 기독교 탈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미 BC (Before Christ) 를 BCE (Before common era) 로, AD (Anno domini) 를 CE (Common era) 로 바꿔서 공식문서에 사용하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사이 세상에서는 기독교의 흔적을 지우려는 노력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염려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다. 다음세대를 생각할 때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는 이미 예수님의 탄생일부터 시작된 일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신 날부터 헤롯 왕이 그 존재를 지우려고 당시 그 지역에 있는 모든 아기들을 대학살 했다. 예수의 사역을 지우기 위해 바리새인과 율법자들이 기를 쓰고 막고 살해하려 했다. 예수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셨을 때 예수의 부활을 지우려고 대제사장은 무덤을 지켰던 군인들에게 돈을 주며 거짓 증언을 퍼트리도록 했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흔적을 지우려는 음모와 시도는 2000년이 넘게 이어져왔고,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세상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염려할 것 없다. 이는 예수의 존재를 지우고 기독교를 없애려는 시도가 지난 2000년 동안 실패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리 지우고, 없애고, 거짓을 퍼트리고, 역사와 기록을 바꾼다 해도 그들이 실패한 이유는 그리스도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끊임없이 지우고 있다 해도 지울 수 없는 곳에서 그리스도의 흔적이 끊임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바로 그리스도인 들이다.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지난 2000년동안 사라진 적이 없다. 이들의 고백과 증언이 있는 한 예수의 흔적을 지우지 못한다. 종이에 적힌 흔적은 지울 수 있고 몸에 지닌 흔적도 없앨 수 있지만 가슴에 새겨진, 그리스도로 인해 변한 삶의 흔적은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믿음의 흔적은 눈에 보이는 증거가 아니라고 바울은 말했다. 할례도 무할례도 아니고 오직 새로운 삶이라 했다. 몸에 새긴 흔적도, 눈에 보이는 어떤 흔적도 아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흔적은 바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이제 육체가 아니라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말했다 (갈 2:20). 이 믿음으로 살아온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2000년을 이어온 그리스도의 흔적이다.


 죽음 앞에서 예수를 부인하지 않은 사람들, 복음을 위해 순교한 사람들,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한 사람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평생 그 사랑을 고백하고 산 사람들, 이 증인들의 고백이 그동안 기독교를 지탱해 왔다. 내용을 왜곡하고, 진실을 막는다고, 없어지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 세상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무리 막아도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지우려 할 것이다. 해피 홀리데이 대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똑바로 말하라고 외쳐도 듣지 않을지 모른다.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해피 홀리데이가 성탄일을 대신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말 크리스마스에서 예수를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는 한,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한, 예수의 흔적을 이 세상에서 지우지 못할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흔적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다. 한시대가 가고 믿음을 지켰던 세대가 떠난다 해도 새로운 그리스도의 증인들이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증인들의 고백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크리스마스를 해피 홀리데이로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우리는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메리 크리스마스” 이다.



 할례나 무할례가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새로 지으심을 받는 것만이 중요하니라.. 이 후로는 누구든지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갈 6:15, 17)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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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석 목사

choyoungsu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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