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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재] 탈진을 긍정하라 6

작성일 : 202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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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자기비움의 빈그릇을 명품으로 재창조한다. 예수의 탈진이 부활의 산소망이 됐다.
김은주 교수
미주장신대학

명품 참기름 병이 탄생했다. 한 할머니가 1920년 즈음하여 나물을 캐다가 병 한 개를 주웠다. 할머니는 병에 참기름을 담아 일본인 골동품 상인에게 1원에 팔았다. 상인은 참기름병이 조선백자임을 알고 다른 골동품상에게 60원에 팔았다. 조선백자는 1936년 경매에서 1만 4천 580원에 낙찰되고 간송 전형필이 주인이 되었다. 당시 시세로 기와집 15채에 해당했다. 참기름 병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1997년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병(白磁 靑畵鐵彩銅彩草蟲文 甁)’ 국보로 지정됐다. 

하나님은 사람들 보기에 하찮은 것을 가장 귀한 보석으로 빚으셨다.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리 돌이 되고 사람들의 버린 돌이 보배로운 산 돌이 된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의 산 소망되었다. 주님은 자기비움의 빈그릇을 명품으로 재창조한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다양한 기적과 이적을 베 푸셨다. 새벽 미명에 기도하고 쉴 새 없이 사역하며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다. 때때로 많은 군중들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식사할 겨를도 없이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다. 어느때 바닷가에서 연속 비유설교를 하고 가버나움에서 갈리리 건너편 거라사를 가시다가 바다의 큰 광풍을 만났다. 배가 뒤집힐 상황에 배 고물에서 주무실 정도로 심히 고단했다. 그동안 신체적 탈진이 역력 했다.

특히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 앞에 극심한 갈등과 땀이 피방울이 되도록 기도했다. 십자가 길은 두렵고 험난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람들은 가시 면류관을 씌워 알몸을 만든 채 희롱하고 침을 뱉으며 주먹으로 치고 살점이 떨어지도록 매질했다.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를 향해 걷다가 피폐하게 쓰러졌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갔다.결국 골고다 십자가에 양 발과 양손에 대못을 박았다. 하나님이 독생자를 버렸는가! 하나님 아버지와 단절되는 듯한 스올의 경험이었다. 십자가는 육체의 고통과 마음의 고충과 영적 고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십자가의 더 없는 수치와 모멸을 저항하지 않고 만민의 용서와 사랑을 향해 어린양처럼 인류의 죄값을 고스란히 담당했다. 

예수님의 영혼육 탈진은 인성과 신성의 결정체로 승화한다. 전인적 관점의 이해가 필요하다. 인성의 예수님은 잠을 자고 휴식하며 음식을 보충해야 함을 보여주신다. 신성의 예수님은 기도와 순종으로 하나님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탈진을 회복하신다. 기도는 성삼위 하나님과 호흡하고 교제하며 생명력을 고수하도록 만든다. 순종은 온갖 멸시 천대를 인내하고 단번에 희생의 제물로 드리며 하나님 뜻을 이루도록 인도한다. 고난의 잔은 숭고했다. 십자가의 순종이 용서와 사랑 그리고 부활의 산소망을 주었다. 주님은 새하늘과 새 땅을 약속하신다. 

소리 내어 울 수도 없는 슬픔인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고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이 지치고 힘든 가… 깊은 암흑의 고통인가… 하찮은 인생이라고 한탄만 나오는가... 은수저도 흙 수저도 아닌 형태도 없는 존재인가… 도살당하는 양처럼 죽음의 위기인가… 그러나 예수님은 사망의 길에도 부활의 소망을 주신다. 

다시금 주님 앞에 자신을 내어놓고 새사람을 재발견하자.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강화하며 하나님 앞에 기도의 호흡을 하자. 순종으로 한 걸음 나아가 보자. 무력한 그릇일지라도 새소망을 얻고 기뻐하며 명품 인생으로 재조명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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