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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재영 칼럼 - 한국교회는 양적 부흥을 이룰 수 있을까?

작성일 :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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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본래의 존재 목적을 재확인하고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이루도록

작년에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한국 개신교 장래 인구 추계를 발표했다. 15개 교단의 교세통계 자료와 우리나라 인구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서 2050년 한국 개신교 인구는 11.9%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828만 명(16.2%)으로 추정되는데 560만 명으로 3분의 1 정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 수치에서 이단 신자와 가나안 신자를 제외하면 정통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 신자 수는 400만 명 이하가 되고 비율로는 10% 이하가 될 것이다. 이것은 현재 대표적인 개신교 교단 2개를 합한 것보다 적은 수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자 수의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교회 수는 대략 4만 개 안팎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는 교회는 교인 수가 100명이 되지 않는 작은 교회들이다. 

올해 발표한 예장 통합 교단의 소형 교회 비율은 72.4%로 나타났다. 이것은 3년 전 68.9%에서 더 늘어난 수치이다. 가장 안정적인 교단에서 이 정도라면 군소 교단 상황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교회의 비율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25년 후에는 상당수의 교회는 재정 자립이 어렵고 목회자 사례비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재정 자립이 가능한 교회는 1만 개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부흥하는 교회, 쇠퇴하는 교회’ 관련 통계를 보면, 부흥하는 교회에서 100명 이하 교회 비율은 52.5%였고, 쇠퇴하는 교회는 69.4%로 나타났다. 

이렇게 작은 교회에서 쇠퇴 경향이 더 크다면 절대 다수인 소형 교회들은 말 그대로 고사 상태에 내몰리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작은 교회들 사이에 합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다. 

소형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해서 안정적인 규모를 이룰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 조사에서 소형 교회가 부흥하는 경우는 중대형 교회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소형 교회와 소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현실적인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 조사에서 부흥하는 교회 목회자는 교인 부흥의 요인으로 ‘예배와 설교’(45%)를 가장 높게 꼽았다. 그리고 ‘교인 간의 친밀한 교제와 공동체 의식’ 39%, ‘소그룹 활성화’ 29% 등의 순이었다. 

예배와 설교가 주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2~3위에 해당하는 공동체성과 소그룹 활성화가 교회의 부흥을 이끄는 핵심 내부 동력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인 연령별 구성을 보면, 부흥하는 교회는 교회학교 학생부터 고령 신자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반면에 쇠퇴하는 교회는 고령 신자가 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회학교 학생과 청년은 매우 적었다. 

특히 교회의 허리인 3040 세대에서 차이가 컸는데 부흥하는 교회의 47%가 3040 세대가 증가했다고 응답해, 쇠퇴하는 교회(3%)와 큰 격차를 보였다. 쇠퇴하는 교회에서는 3040세대가 감소한다는 응답이 65%에 이르렀다. 

따라서 ‘3040 세대를 어떻게 유입시킬 것이냐’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된다. 3040 세대의 자녀들이 교회학교 학생들이 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교회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실제로 부흥하는 교회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다음 세대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44%)에 달했다. 반면에 쇠퇴하는 교회는 단 5%만이 증가하였고, 78%가 감소해 큰 대조를 이뤘다.

신자들의 신앙 수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 부흥하는 교회가 쇠퇴하는 교회에 비해 1단계 신앙 비중은 낮고, 4단계 비중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흥하는 교회는 성도의 신앙 수준이 쇠퇴하는 교회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흥하는 교회와 쇠퇴하는 교회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사역 참여 문화이다. 부흥하는 교회는 교회 사역 프로그램 수(44%)와 교인들의 사역 참여도(51%) 모두 절반 안팎으로 증가했으나, 쇠퇴하는 교회는 각각 8%, 7%에 그쳐 극명한 격차를 보였다. 이는 부흥하는 교회가 활발한 사역 참여를 통해 교회의 역동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흥하는 교회의 특징들은 시사하는 바가 커서 교회 사역에 참고할 부분이 많다. 그런데 부흥하는 교회들의 성장 요인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 앞에서 설명한 요인들로 인해서 양적 성장을 이룬 것인지, 아니면 양적 성장이 이루어져서 이러한 특징들이 나타났는지 인과 관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교회가 1교인 1사역을 강조하지만,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회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회 안에 사역 참여 문화를 만들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신자들의 신앙 수준이다. 신앙 단계가 낮다면 신앙생활이나 교회 생활의 모든 면에서 적극성이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성도들의 신앙 성장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교인의 인구 구성이 역 피라미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3040 세대를 유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3040 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 의사 결정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선해 젊은 사람들이 교회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한국교회에서 부흥하는 교회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확한 통계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2023년에 출판된 ‘한국기독교 분석리포트’에서 신자들 가운데 출석하는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응답은 35.9%였고,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는 교회는 64.1%였다. 

감소한다는 응답보다는 성장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성장한다는 응답은 98년 71.1%에서 절반이 줄었고, 정체한다는 응답은 22.2%에서 51.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1970-1980년대에 한국 교회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으나 당시부터 나타난 여러 가지 부작용의 여파로 한국 교회는 침체기로 돌아섰고, 이제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성장 자체를 추구하기 보다는 교회가 본래의 존재 목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그들이 모여서 거룩하고 능력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본연의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할 때 한국교회는 영적으로 성숙해지고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 정 재 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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