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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교계뉴스] 9·11 25년, 그날 하나였던 미국에게 다시 묻다

작성일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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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Forget’ 넘어 다음 세대에 전할 유산으로
분열 깊어진 미국…교회가 되새기는 이웃 사랑

001년 9월 11일 아침, 미국은 멈췄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펜타곤이 공격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여객기가 추락했다. 하루 동안 약 3천 명의 생명이 사라졌다.


25년이 지난 2026년 9월 11일, 미국은 다시 그날을 기억한다. 그러나 25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과 함께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그날 하나가 되었던 미국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공포 속에서 드러난 희생과 연대


9·11의 기억에는 테러의 참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무너지는 건물 밖으로 달려 나올 때 소방관과 경찰관, 응급구조대원들은 반대 방향으로 뛰어 들어갔다.


헌혈소에는 시민들이 줄을 섰고 교회와 종교시설들은 문을 열었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기도가 미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정치적 성향이나 인종, 출신 지역을 묻기 전에 눈앞의 고통에 손을 내밀었던 시간이었다.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은 25주년을 맞아 ‘기억과 봉사(Remembrance and Service)’를 강조하고 있다. 9·11을 직접 기억하기 어려운 연령이거나 사건 이후 태어난 미국인이 약 1억 명에 이르는 만큼, 이제 9·11은 개인의 기억에서 다음 세대가 배워야 할 역사로 넘어가고 있다.


25년 뒤, 미국은 얼마나 하나인가


오늘의 미국은 당시와 적지 않은 대비를 이룬다.


25주년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사회의 단합이 9·11 당시보다 약해졌다는 인식이 두드러졌다. Reuters/Ipsos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3%가 국내 테러를 주요 안전 위협으로 꼽은 반면 해외 테러를 지목한 응답자는 20%였다. 이념에 따른 공격에서도 61%가 해외보다 국내 극단주의 세력을 더 큰 위협으로 보았다.


정치와 인종, 세대와 문화적 가치관을 둘러싼 갈등도 깊어졌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듯한 사회가 됐다. 9·11 직후 미국 전역에서 울려 퍼졌던 ‘United We Stand’라는 말이 25년이 지난 오늘 더욱 무겁게 들리는 이유다.


교회가 기억해야 할 9·11


기독교적 관점에서 9·11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성경이 말하는 연합은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갖는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을 이웃으로 바라보고 고통받는 사람 곁에 서는 데서 시작한다.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로마서 12장 15절)는 말씀은 당시 미국 사회가 보여준 모습과 맞닿아 있다.


9·11 직후 미국 교회에는 평소 교회를 찾지 않던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설명하기 어려운 죽음과 두려움 앞에서 사람들은 기도할 곳을 찾았고, 교회는 함께 울고 기도하며 공동체를 품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교회가 돌아볼 지점도 여기에 있다. 사회가 갈라질수록 교회는 성경적 가치관을 분명히 하면서도 미움과 증오가 공동체를 지배하지 않도록 이웃을 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진리를 지키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서로 대립하는 명령이 아니다.


‘Never Forget’,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올해도 뉴욕 그라운드제로에서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 명씩 불렸다. 전국 곳곳에서도 추모와 기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25년이 흐르면서 ‘Never Forget’의 의미도 넓어지고 있다. 테러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위기의 순간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다.


9·11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2001년 9월 11일은 기억이 아니라 역사다. 그렇기에 어떤 9·11을 전할 것인가는 당시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남겨진 과제가 됐다.


무너지는 건물과 테러의 공포만 남길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올 때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던 사람들, 낯선 이웃에게 손을 내밀었던 시민들의 모습까지 함께 전할 것인가.

25년이 지난 오늘, 9·11은 미국 사회와 교회에 다시 묻는다.


우리는 다시 서로의 이웃이 될 수 있는가.


‘Never Forget’은 과거를 잊지 말자는 구호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장 어두웠던 순간에 드러났던 희생과 이웃 사랑을 다음 세대의 삶 속에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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